Saturday, October 01, 2011

음모론은 미국 경제의 불황을 설명할 수 없다

음모론은 닫힌 이론계이다. 음모론에서 주장하는 명제들만으로 세상을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명제들에 대한 반박도 음모론의 닫힌 이론계 내의 명제들로만 이루어진다. 따라서 반박 가능성이 없다.

이건 대부분 교회들에서 목사들이 주장하는 이론들과도 같은 구조이다.

예를 들면, 1970년대 미국이 최전성기를 누릴 때 그러한 미국의 전성기는 유대인들이 미국의 힘을 이용하여 이스라엘의 독립을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었다라고 음모론자들은 설명한다. 그렇다면 2011년에 미국이 확실한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를 음모론은 어떻게 설명하는가? 유대인이 미국에서 빨아먹을 것은 다 빨아먹고 이제는 다른 나라로 자본을 돌리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목사들이 욥기(book of job)를 설명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욥이 잘 살 때, 욥이 잘 사는 것은 야훼가 그를 예삐 여겼기 때문이다. 욥이 고난을 당할 때, 그건 욥의 신심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었다.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욥기는 제쳐놓고, 세계 경제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유대인들 중에서 세계적인 경제학자도 많고 월가의 금융기관들에 미치는 유대인들의 영향은 막강하다. 거기까지는 오케이. 근데 중국의 급격한 성장은 음모론적으로 어떻게 설명이 될까? 유대인이 중국의 수뇌부까지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가? 그래서 미국의 자본을 대거 중국으로 이전해놓고 중국의 경기 변동을 이용해 한 몫을 챙긴다?

소설에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일이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미국의 대통령이 유대인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허수아비일까? 10% 정도는 맞는 말일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은 카리스마적인 힘을 가지고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군주같은 존재가 아니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입장을 조율해가면서 미국이라는 커다란 나라가 진행하는 방향을 조금씩조금씩 바꿔가는 사람이니까.

대부분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같은 말이 적용된다. 여러가지 다양한 이익집단을 조율해서 이끌어나가는 것이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의 운영방식이다.

음모론은 이러한 원칙에 위배된다. 여러 다양한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마저 사전에 조종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견의 조율이 이뤄지도록 하고, 그렇게 조율된 결정에 따라 일을 진행해보니 결국은 그 막후의 손에 가장 큰 이익이 돌아가게 되었더라라는 게 음모론적 설명 방법이다. 하지만 세상은 꽤 복잡해서 그러한 음모론 대로 세상의 모든 굵직한 일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 기후변화 협상은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가? 음모론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후변화 협상을 이렇게저렇게 방향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거기서 유대인 대자본들은 아주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음모론은 그럴싸한 대답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 협상이 잘 진행 안 되는 것이 대자본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서 그렇다. 기후변화 협상의 타결이 대자본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그들은 당장 기후변화 협상을 타결시켜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글쎄. 그렇지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로 기후변화 협상이 그렇게 돌아가질 않는다.

더 쓸 얘기는 있지만 저녁 먹을 시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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