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쿨 졸업생들이 전통적인 변호사의 직업을 갖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갖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기사가 US News에 났다. (
기사)
Among the alumni ranks of the University of Texas-Austin's School of Law are cartoonists, service dog trainers, and wind farm employees, which might explain why it has a Non-Practicing Advisory Council within its alumni association.
예전에 NY Times에서 기획기사로 올린 law school의 return on investment 기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변호사들이 만화가가 되거나 서비스견 훈련자가 되든 다양한 직업을 가지는 거야 나쁘진 않은데, 그게 그들이 애초에 선택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게 문제이다. 그리고 그런 직업을 갖기 위해서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로스쿨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 미국의 사립대 로스쿨은 1년 학비가 4만5천에서 5만불 정도 된다. 주립대는 in-state tuition은 2만5천 정도, out-of-state tuition은 3만8천 정도. 이 정도면 내가 로스쿨 다녔던 2000~2003년에 비하면 2배 이상이 되어버린 셈이다. 특히 주립대의 out-of-state tuition이 사립대의 tuition과 큰 차이가 안 나게 됐다. 유학생의 입장에서는 사립대나 주립대나 큰 차이가 없어져버린 셈이다.
우야든둥 사립대 로스물을 가면 학비만 15만불(환율 적용하면 1억6천5백만원), 생활비를 절약해서 쓰면 1년에 1만2천불이라고 하자. 그러면 3만6천불. 합치면 18만6천불이다. 걍 2억 넘는다.
주립대 가도 큰 차이 없다. in-state tuition 적용 받으면 학비는 7만5천불. 생활비 3만6천불이면 11만1천불. 대략 1억2천만원. 사립대의 절반 정도네.
유학생의 경우 주립대에서 out-of-state tuition 적용받게 되므로, 3년 학비는 10만8천불. 생활비 3만6천불. 합하면 14만4천불. 대략 1억6천만원.
미국 학생들이나 유학생들이나 만만치 않은 학비이다. 그걸 써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다시 수천불을 들여 bar exam을 준비해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전통적인 직업이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게 자발적일 거라고 생각하기가 힘들다. 자발적인 사람도 소수는 있겠지만 그런 소수는 어디에서나 있는 것이고.
이게 American Bar Association에 로스쿨 accreditation을 맡겨두고 있는 시스템과, 학생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학교 자체의 운영 목적에 부합하는 로스쿨의 증원 경쟁을 ABA가 견제하지 못하면서 로스쿨 정원의 수가 많이 늘어난 현상. 그리고 경기 침체로 전통적인 일자리가 줄어든 두 가지가 맞물려서 생긴 현상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시장의 실패'. 미국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일도 안한 경우다.
일본의 로스쿨은 좀 다른 방향에서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
한국의 로스쿨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의 로스쿨도 학비를 보면 미국 로스쿨에 비해 PPP로 따지면 결코 싼 게 아니다.
에잇! 맥북에어나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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