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07, 2018

Comment: FT Opinion - WTO는 작동을 멈췄는가?

파이낸셜타임즈에 하바드 케니디스쿨 교수인 Dani Rodrik이 쓴 칼럼은 WTO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기에 흥미롭다.

The WTO has become dysfunctional

How will the world trade regime handle a large, increasingly powerful country such as China that apparently plays globalisation by different rules? This is the question that keeps US and European policymakers awake at night.
Dani Rodrik이 말한 것처럼, WTO 규범을 자체적으로 다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나라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미국과 유럽의 통상정책 담당자들에게는 큰 고민거리이다. 그 나라들의 대표는 중국이다.

기고자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과 같은 성장 전략을 쓰고 있었음을 지적하고, 중국이 WTO 협정을 문자 그대로 그리고 그 취지에까지 부합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운영했다면 지금의 중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중국이 발전함으로써 서구 국가들의 수출 시장이 열리기도 했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한다.

그럼으로 서구 국가들이 WTO 체제를 만들 때 생각했던 가정(어떤 나라의 경제든 발전 단계를 거치면서 특정한 경제 체제로 수렴하게 되며, 그 경제체제를 반영한 것이 WTO 체제이다)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서구 국가들이 국가별 현실에 더 잘 적응한다면, 다양한 경제 전략이 무역 파트너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 정책(activism)이 과도할 수도 있으나 그 경우에는 국내 경제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그러니 중국의 국내 정책에 너무 왈가왈부하지 말것)

결론은, 만약 WTO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체제하의 무역 규범이 지나치게 각 국가의 정책에 간섭해 왔기 때문이다. "공정한 세계 무역 체제"가 경제 모델의 다양성이 가지는 가치를 인식한다면, 여러 경제 모델을 조화시킬 방안(modus vivendi)를 찾아야 할 것이다.

When they are better suited to local realities, divergent economic strategies are beneficial to trade partners. Of course, government activism can be taken too far. But even then, it is the domestic economy that bears the brunt of the cost — just as with the EU’s wasteful common agricultural policy. For its part, China must recognise that other nations also have the right to craft their own social and economic strategies. When trade threatens to undermine domestic labour standards, fiscal systems, or investments in advanced technology, rich nations should be just as entitled to privilege these concerns over imports and foreign investment.
If the WTO has become dysfunctional, it is because our trade rules have over-reached. A fair world trade regime would recognise the value of diversity in economic models. It should seek a modus vivendi among these models, rather than tighter rules.

그럴싸 하지만, 저자가 말하지 않은 점들도 많다. 중국이 WTO에 가입할 때 중국은 미국, EU, 일본이라는 큰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낮은 관세를 통해 얻게 되었고, 미국(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중국이 WTO 협정에 따라서 경제를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다. 미래의 실행을 대가로 현재의 시장을 내준 것이 미국의 거래였고, 그건 미국이 중국에게 준 선물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값싸게 제조한 물건들은 수출해왔고,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투자한 서구 기업들의 기술을 빼내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Rodrik에 의하면 이것이 다양한 경제 모델) 그걸 가능하게 했던 것은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할 때 중국 회사와 합자해야 하며 중국 회사가 51%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투자 조건. 그리고 WTO TRIPS에 부합하지 않는(지금은 모양상은 부합하지만) 지식재산권법, 그마저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던 당국의 애국적 법 집행이 있었다. 

미국은 중국이 WTO 가입했을 때 했던 약속의 이행을 지금에 와서야 요구하는 것이다. Pacta sund servanda. 그건 미국이 20세기 초반까지 중국 같은 나라였다는 주장으로 무효화되지 않는다. 20세기 초반에는 WTO 체제는 없었고, 지금보다 훨씬 느슨한 GATT 체제가 형성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당시에는 그게 rules of play였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지재권 도둑질을 하지도 않았다. 유럽 국가들의 지재권을 훔친 것이지. 약간 과도하게 말하는 것이긴 하나,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재건 과정에서 유럽국가들을 지원해주는 마샬 플랜과 나토에서의 일방적 방위비 지원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빚을 갚았다고 생각한다. 유럽 국가들도 큰 이의는 없을 것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그런 거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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