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4, 2013

UFC 165 존 존스 v.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체격의 우위가 없을 경우 존 존스는 별 특징없는 파이터라는 걸 보여준 재미있는 경기.
구스타프손이 키도 크고 팔도 길지만 존 존스가 여전히 3센티 정도 키가 컸고 리치도 조금이나마 더 길었다. 현저하지는 않지만 체격의 우위는 여전히 존 존스가 가지고 있었다.

일단 레슬링이 안 통했다. 존 존스가 아마추어 그레꼬로망 레슬러 출신이라는데 그레꼬로망 테이크 다운을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정말 레슬링 실력이 뛰어난 건지 궁금.

중요한 건 존 존스가 punch-shy하다는 것. 이건 정말 놀라운 건데, 이전에는 리치가 자기보다 현저히 짧은 파이터들과 싸우다 보니 주먹이 얼굴 근처에서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못해본 존 존스가, 구스타프손의 주먹이 얼굴을 건드리기 시작하니까 얼굴을 피해버린다.

이건 복싱 초보자의 움직임이다. 새미 슐트가 최홍만이랑 할 때 최홍만의 어설픈 주먹에 얼굴을 돌려버린 것과 같은 동작이다.

새미 슐트와 존 존스 둘다 복싱 초보까지는 아니겠지만 평소에 연습할 때 자기 얼굴에 주먹이 가까이 오는 경험을 못해보다보니 훈련이 안 된 것이다. 근데, 이런 punch-shyness는 쉽게 극복이 안된다.

뒤돌면서 엘보 가격은 처음에는 좋은 공격이었는데 계속 되면서부터는 좀 단순하고 예측가능하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일단 특정한 예비동작이 반드시 필요하고 엘보의 궤적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기술 사용 초반에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무기력해지는 공격이다.

복싱의 중요함이 다시 부각된 경기였다. 테이크다운, 레그킥, 엘보우가 다 중화(neutralize)되고 난 후에 필요한 것은 복싱이었다. 구스타프손이 제대로 된 원투 컴비네이션만 장착하고 있었어도 손쉬운 판정승이었을 것이다. 오른쪽 눈가가 찢어지는 생애 처음의 경험을 하고 허둥대는 존 존스에게 원투 몇번만 들어갔다면 간단한 경기인데, 구스타프손의 복싱 실력도 존 존스 못지 않게 그저 그랬다. 단발성 펀치만 날리고 원투 컴비네이션을 제대로 날릴 줄 몰랐다. 심지어 투원 컴비네이션을 날릴 때가 있었는데, 이건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스텝이 꼬여서인 것 같았다. 경기를 보면서 좀 답답했다.

구스타프손의 약점 역시 자기처럼 키큰 선수랑 많이 붙어보지 못했다는 점이 단점일텐데 존 존스보다는 잘 적응했다. 그리고 punch-shy하지 않다는 점은 존 존스보다 낫다. 복싱이 빨리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둘은 재경기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는 구스타프손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구스타프손은 원투 컴비네이션만 잘 준비하면 될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존 존스가 복싱 기술을 향상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판정 결과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3-2나 4-1로 구스타프손 승. UFC의 채점 방식에 따르면 그래야 맞는데, 존 존스의 챔피언 벨트를 지금 뺏어버리면 곤란하다는 판단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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