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20, 2017

70년대 군청 건물이 우리의 아이덴티티

몇주 전에 점심 먹다가 나온 말이었다.

같이 있던 사람이 우리나라 건축물이 멋스럽지 않아 매우 불만이라고 말했다. 나도 한국의 건축들이 멋스럽지 않은 것에 동의했다. 심지어 최근에 지은 정부세종청사는 기능성, 실용성 면에서 빵점이다. 그나마 심미성에서 점수를 좀 딸 수 있겠지만, 주변에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심미성도 점점 점수가 내려간다. 주변 건물과의 조화도 건축의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세종청사가 먼저 지어지고 주변 건물들이 나중에 지어졌으니 세종청사가 잘못한 건 아니긴 하지만.

난 문득 devil's advocate 놀이를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나라 건물의 아이덴티티는 70년대의 노란색 군청 건물이라고 하면 되지 않겠어요?"라고 질렀다. 지금이야 매우 촌스럽다고 모두들 동의하면서 박물관에나 집어넣어버려!라고 말할 스타일이지만, 만약 도시의 모든 건물들이 그런 방식으로 지어진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예루살렘은 지방조례에 의해 모든 건물의 외관을 석회암으로 덮어야 한다. 석회암으로 덮는 게 힘들 경우에는 석회암이 아닌 것을 써도 되지만 석회암처럼 보이는 재료를 써야 한다. 그래서 예루살렘의 모든 인상은 석회암의 희멀겋게 노란 색깔이다. 석회암으로 통일된 외벽 재료라는 테마 하에서 건물들이 조금씩 변화를 가지려 노력한다. 그게 예루살렘의 미다. 

농담이었지만, 내가 말해놓고 나서도 꽤 그럴싸했다. 원래 그럴싸하려고 한 말도 아닌데. 

Tuesday, December 19, 2017

뉴욕주 자체적인 Buy American 법 통과시켜

뉴욕주가 자체적인 Buy American 법을 통과시켰다. (N.Y. Gov. Andrew M. Cuomo 웹사이트)

Governor Andrew M. Cuomo today signed legislation to implement the purchase of American-made steel and iron products by state entities. Under the "Buy American" legislation, th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Thruway Authority, Bridge Authority, 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 Office of General Services, SUNY Construction Fund and Dormitory Authority of the State of New York, will be required to include a contract provision requiring the use American-made structural iron and structural steel for all surface road and bridge projects.

이 내용만으로는 기존의 WTO GPA상 미국 양허와 충돌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우려스럽다.

The measure also establishes a work group that, among its responsibilities, would be to consider the feasibility of expanding the provisions to other products manufactured in the United States such as concrete, cement and aluminum products, explore reciprocal trade access with a foreign state that may be impacted by this provision to the detriment of the state, consider fiscal impacts, and mitigate any issues with the implementation of the legislation. This work group will consist of 14 members, with the Governor appoint seven members as well as the chair. The Temporary President of the Senate and Speaker of the Assembly will each appoint two members and each minority leader will appoint one member. The workgroup will provide an interim report of their findings by January 1, 2019 and a final report on January 1, 2020.

이 작업반에서 추천하는 대로 Buy American법의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면 WTO GPA상 미국 양허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바이 어메리칸법 검토 보고서는 기한을 넘긴 지 한참 됐고, 언제 보고될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행정부가 사기업처럼 돌아간다는 느낌이다.




Monday, December 18, 2017

2018년 하고 싶은 일(draft)

이런 건 많이 적으면 안 되고 2~3개만 적어야 하는데, 적다보면 길어지게 마련이다.

1. 지역 오프라인 모임

2. 메이커 운동에 기여

3. 책 한 권 쓰기

Friday, December 15, 2017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한 상반된 견해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결국 다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인데, 가상화폐의 어떤 면을 부각해서 논지를 펼치느냐에 따라서 매우 다른 입장들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1. 가상화폐가 전통적 화폐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냐?

이에 대해서 '예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은 못 봤다. 유시민 작가의 경우는 가상화폐가 전통적 화폐를 대신할 일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 매우 당연한 얘기이다.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이 질문은 애써 무시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아니면, 유시민 작가의 의견을 "가상화폐는 금지되어야 하는가?"라는 당위의 질문에 대한 답인 것처럼 곡해한다. 유 작가는 가상화폐가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금지할 방법도 그닥 많지 않은 것 같고.

2. 가상화폐가 투자의 대상으로 적절한가?

여기에 대해서 '노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직 보지 못했다. 투자(혹은 투기)의 대상으로서 가상화폐는 이미 다들 인정하고 있다. 몇년 전에야 대부분 반신반의했지만 말이다.

3. 가상화폐의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인가?

이 질문이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많은 논자들이 1번 질문과 2번 질문 밑에다가 감춰두면서 은근슬쩍 논하곤 하는 질문이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될 것을.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그 발행량이 소진되면 더 이상 발행할 수 없다. 발행량이 소진된 후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면 가격은 계속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의 수요처는 지금은 두 가지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화폐로서의 수요, 둘째는 투자의 대상으로서의 수요.

화폐로서의 수요를 말하자면,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사람들은 재화를 구매하는 매개체로서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재화의 교환가치는 대부분 고정되어 있는데,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올라간다면 교환을 한 순간부터 구매자는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비트코인이 재화를 구매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중단된다. 사람들은 재화 구매의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을 구매하지는 않게 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내려간다. 이건 비트코인의 패러독스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투자의 대상으로서 수요를 말하자면,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사람들은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하게 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계속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수익은 어느 시점에서는 더 이상 오르지 않게 된다. 사람들이 무한한 투자액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다음의 스텝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4. 가상화폐를 사란 말인가 말란 말인가?

이건 1, 2, 3번 질문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질문이지만, 논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보다는 1, 2, 3번 질문에 대한 답을 한다.

뭐 결국, 답은 1, 2, 3에 포함되어 있다.

Saturday, December 09, 2017

가상화폐 비트코인 블록체인

올해 초에 클리앙에 가상화폐당이 생길 때 좀더 신경을 쓸 걸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4월경에 주변 사람들에게는 가상화폐 신경 쓰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정작 나는 하나도 사지 않았다. 지금은 약간 후회가 되긴 하지만, 후회는 올해 초에 가상화폐를 안 산 것에 발을 담근 것은 아니다. 몇년 전에 여윳돈을 비트코인에 넣어두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지. 2008년 경제위기 때에 BoA를 안 산 것에 대한 후회를 꽤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위시한 사설 가상화폐의 결말에 대해서는 나름의 확신을 갖고 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올해 초에 사지 않은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 얘기를 했지만, 다 비슷하다.

1. 가치가 안정적이지 않은 거래수단은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실제로 지금처럼 가치가 요동치는 시절에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 정부가 화폐의 흐름을 측량할 수 없는 수단은 정부 공인 지불수단이 되기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매우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긴 한데, 정부가 화폐의 흐름을 측량할 수 있어야 할 당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이다. 정부가 돈의 흐름을 장악해서 재정적 빅브라더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다. 거시경제학만 들어보고 와도 그런 생각은 쉽게 깨질 것이다. 정부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운용한다는 개념이 정교하게 발달되어 있지 않던 시절에는 경제가 매우 불안정했다. 그나마 여러가지 거시경제 이론을 통해서 정부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게 되면서 현재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통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세상과, 비트코인이 주류 화폐로 이용되는 세상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 답은 매우 명확하다.

3. 비트코인은 화폐량이 한정되어 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그것마저 비트코인을 사야할 이유라고 주장한다. 투자의 대상으로서 비트코인을 본다면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경제의 혈액으로서는 비트코인은 낙제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통화량의 지속적이고 적절한 속도의 확장이 경제성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당연한 결론이다. 대안 가상화폐 중에서 통화량이 제한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있긴 한데, 그것도 통화량이 늘어날수록 채굴속도가 느려진다는 문제점을 내포한다. 통화량 조절이 핵심적인 업무인 중앙은행의 역할을 가상화폐 채굴자들의 CPU/GPU 연산속도에 맡겨둘 수는 없는 일이다.

4. 가상화폐는 불법거래를 원활하게 한다.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도 결국은 다 추적이 가능하지만, 현재의 화폐 제도 하에서의 추적보다는 훨씬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는 국제거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는 전신환송금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고, 현금 다량을 들고 비행기를 타는 것은 세관 공무원 면담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이다. 하지만, 전자지갑(혹은 대범한 사람들은 평범한 USB 썸드라이브)을 들고 비행기를 탔을 때, 그 전자지갑에 가상화폐가 들어있는지 검사를 받게 될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장점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의 거래를 전면 허용할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야든둥, 가상화폐는 버블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올라타는 건 강심장이 아니라면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보다는 post-bitcoin bust는 어떤 모양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여러가지 산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게 뭔지는 지금 모르겠다. 그래서 뒤져보는 중. 

Tuesday, December 05, 2017

원수산 놀이터

원수산 중턱에 놀이터가 있다.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미끄럼틀이 있는데, 인기의 비결은 이 녀석이 타고 올라가는 데에 난이도가 있기 때문이다. 5살 정도면 혼자 올라가기에는 어렵고, 10살 정도 되면 무리 없이들 올라가는 것 같다. 그 나이 대에도 겁이 많이 아이라면 올라가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여기 두번째 온 것이다.

형, 누나들이 올라가는 걸 보고는 자기도 시도해보지만, 쉽지 않다. 아이가 많이 크긴 했지만 아직 아기다. 




Sunday, November 26, 2017

알쓸신잡 시즌2

아내가 알쓸신잡 시즌1을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시즌2가 나온다니까 반겨하면서 꼭 챙겨보자 했다. 그런데 시즌2를 한두 회 보고 나니 아내가 재미없어 했다. 나도 시즌1에 비해서는 재미가 덜하다는 생각이다.

시즌1과 시즌2의 차이는 별로 없는 듯 싶지만 꽤 크기도 하다. 우선 사람이 바뀌었다. 정재승 교수와 김영하 작가가 빠지고, 유현준 교수와 장동선 박사가 들어왔다. 유현준 교수는 긍정적인 교체이다. 어떤 장소, 도시, 건물을 감상할 때, 건축을 분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공간의 구성을 눈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장소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공간의 구성이 장소의 첫인상을 결정짓고, 그 장소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의 경험의 기반을 만든다. 한국의 여느 도시를 방문하는 것과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를 방문하는 것의 차이점을 제일 처음 규정하는 것이 그 도시의 건축인 것이다. 도시 설계자, 건축 설계자의 생각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알쓸신잡의 큰 플러스이다.

장동선 박사는 정재승 교수의 후임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런데 두 사람은 사뭇 다르다. 정재승 교수는 "아재"라는 카테고리가 딱 어울리는 사람이다. 긍정적인 의미의 아재. 입담 좋고 술자리에서 분위기 잘 맞춰주고, 그러면서도 꼰대는 아니고 진상도 안 부리는 사람. 매우 드문 좋은 아재다. 장동선 박사는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는 좋은 사람이지만, 아재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도 많고 펼쳐놓은 멍석 위에서는 잘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아재들 앞에서 자신의 멍석을 펼쳐놓고 춤을 추는 스타일은 아니다. 한국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유럽인에 가깝다.

유현준과 장동선의 합류로 알쓸신잡이 변했기는 했지만, 알쓸신잡이 재미없어지는 데에 이들이 큰 책임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알쓸신잡2의 큰 변화는 이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예능이 되었다는 데에 있다. 알쓸신잡1는 각각의 인물들이 대본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여행을 하고, 그 결과들을 편집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포맷이었다. 원래 대본 바탕이라 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 내오는 상차림은 그러했다. 그런데 시즌2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차림새도 이미 대본에 바탕한 예능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

때문에 시즌1처럼 예측불가능성이 재미를 낳고, 캐릭터들의 충돌로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던 그런 재미가 완전히 없어지고, 매우 평범한 지식전달 프로그램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예 지식전달 프로그램이 되려면 종종 매우 전문적인 내용도 훅 치고 들어가면 좋긴 하겠는데, 그럴 때마다 특정한 정도 이상으로 전문적인 분야를 파고 들어가는 것도 머뭇거리는데, 그게 등장인물들의 판단에 의한 게 아니고 피디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면 쇼를 보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지.

P.S. 모아이 석상 얘기 할 때 스크립트에서는 아직도 누가 왜 만들었는지 불명이라 했는데, 유현준 교수가 설명한 대로 이미 상당히 밝혀져 있는 것이다. 앞뒤가 안 맞는 설명. 모아이 석상과 돌하르방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이미 1990년대에 학계에서 입증을 해낸 것으로 안다. 그때 텔레비젼에 한양대 역사학과 교수가 나와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기도 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그런 시점에 역사학계도 한 번씩 띄워주고 하면 좋은데, 걍 유현준 교수가 연구해서 안 것처럼 설명해버리고 마는 것도 아쉬운 점. 

러시아의 코로나 확진자 증가 추세

연해주 지역은 9월만 해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60명대로 떨어져서 조만간 종식되는가 했었는데, 10월 되니까 숫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10월 19일에는 115명이 신규 확진. 3명 사망.  러시아 전체로는 신규확진자가 10.19일에 1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