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인기 있다는 블랙 미러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한 시즌에 3개 에피소드 밖에 없네. 시즌3로 넘어가면 에피소드가 늘어나긴 한데. 처음엔 시즌이라는 개념보다는 전체 시즌이 파일럿처럼 시작되었던 느낌이다.
시즌1 에피소드1은 국가(National Anthem). 터너 프라이즈 수상자인 예술가가 꾸민 퍼포먼스임이 극의 마지막에 드러나는데. 평론가들은 이 퍼포먼스가 21세기 최고의 예술이었다라고 평가했다는 말도 얼핏 나온다.
범인의 동영상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의 지배적인 반응은, 수상이 돼지와 성교하는 장면을 만천하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조건을 수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지만, 범인이 수잔나 공주의 손가락을 잘라서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에는 반전되어 수상이 돼지와 성교하는 것은 수잔나 공주의 목숨과 비교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 되어버린다. 수상은 결국 돼지와 성교하는 장면을 실시간 방송하게 되는데, 발기는 어렵사리 되었는데 사정은 잘 안 되었는지 한 시간 정도 성교가 이어지고 그 장면이 계속 방송된다.
하지만, 수잔나 공주는 3시30분에 이미 범인에게서 풀려났고, 탈진한 상태에서 겨우 공공잘소로 나왔지만,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수상-돼지 성교 장면을 보기 위해 옥내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30분 이상이 지나서야 수잔나 공주는 경찰과 2명의 행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재미있는 사고실험이다. 사람들이 사고실험의 예측대로 행동했을 때, 가장 아이러닉한 결과는 무엇인가를 제시한 시나리오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인 사람들이 실제 생활보다 '블랙 미러'(미디어 장치 - 가상 세계로 가는 관문)에 더 집착하는 상황을 터너 상 수상작가가 퍼포먼스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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