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08, 2017

통영 대혼잡 @ 171005 + 달아공원 + 장사도유람선 (1)

아침 일찍 케이블카를 타러 가려고 나섰다. 9시쯤 도착하면 여유 있으리라 생각했던 건 큰 오산이었다. 미륵도 들어가자마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고, 케이블카 주차장 가까이 다가가자 대혼잡이었다. 모양새를 보니 2시간은 기다려야 케이블카를 탈 수 있을 만한 인파였다.

케이블카를 포기하고 달아공원으로 갔다. 사실 케이블카를 타지 않더라도 한려해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아주 많다. 사람들이 강구안, 케이블카 같은 잘 알려진 곳만 찾아다녀서 그렇지.  심지어 달아공원 같은 곳도 많이들 찾아오진 않는다. 오히려 미륵산보다 더 조망이 좋은 곳인데. 주차장에서도 이런 훌륭한 전망이 있다.


오후에 장사도 유람선을 타기로 예약해두었다. 숙소에 휴대폰을 놓고 나와서 그걸 가지러 다시 호텔로 갔다가 유람선터미널로 돌아왔는데, 호텔에서 미륵도로 오는 길은 아침보다 더 막혔다. 1시간 반은 걸렸는데, 그 때문에 식당을 여유롭게 찾지 못했다. 터미널 주변의 맛집이라는 도남식당에 전화했는데 이미 예약이 다 찼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터미널 주변의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는데, 통영 여행 중 최악의 식당으로 꼽겠다.



1만원짜리 굴미역국 2인분을 시켰는데, 차려진 상이 이렇다. 이건 회사 구내식당의 3,500원짜리 밥보다 못하다.

유람선터미널 역시 이에 지지 않는데, 우리나라의 유명 관광지가 로컬 명소로밖에 남지 못하고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되지 못하는지를 잠깐의 견학으로 단박에 이해하도록 해주는 장소로 꼽을만 하다. 낡은 건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터미널의 1차 기능인 매표소가 1층이 아니라 2층에 위치해 있엇 불편한 데다가 1층은 건어물 가게랑 사고 싶지 않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차 있어서 돗대기 시장을 잘 구현해놓고 있다. 2층에 올라가서 매표소로 가면 2명의 매표 직원들이 일을 하는데, 줄이 빨리 줄어들지 않는다. 미리 승선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걸 작성해야 한다는 안내는 없다. 결국 줄 서다가 중간에 빠져나와서 승선신고서를 작성하고 다시 줄을 서야 한다.

줄 서다보면 웬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이것저것 안내를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면서 엄청 시끄럽다. 창구에 다가갈 즈음에 그 할아버지가 승선신고서를 보자고 한다. 보여주면 그 할아버지는 신고서에 칸들이 잘 작성되었는지를 보고 사인펜으로 슥슥 뭔가를 적은 다음에 매표소 직원한테 큰 소리로 "장사도 성인 2 소아 1"이라고 말한다. 물론 필요하지 않은 정보다. 신고서에 다 나와있는 내용을 큰 소리로 말하는 것 밖에 없다. 애플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에 확성기를 달아놓으면 같은 기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장사도행 유람선인데, 장사도 입장료가 따로 있고, 이 입장료는 인터넷 예매시에는 안내가 되지 않고 매표소에서 반드시 내야 한다. 1인당 1만원이다. 현장에서 네다바이 당하는 기분이다. 장사도가 사유지라서 별도 입장료를 내도록 하는 거야 이해는 되지만, 그가격은 인터넷 예매할 때 한꺼번에 내게 해야지, 인터넷 예매할 때는 1만원 싼 가격에 구매하도록 하고 매표소에서 1만원 더 내게 하는 건 사람들 은근 기분 나쁘게 하는 매표 방식이다.

배를 탈 시간이 되어서 승선구로 가는데, 입구 쪽에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 있어서 비집고 들어가야 배 쪽으로 갈 수 있었다. 왜 자기 차례도 아닌데 모두들 길을 막고 서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까 목소리 큰 할아버지는 승객들이 입구를 막지 않도록 안내하는 일을 하는 게 더 생산적일 것 같다.

아, 물론 2층에도 건어물 가게와 사고 싶지 않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차 있다는 건 또하나의 농담이다.

유람선을 탔다. 1층, 2층, 3층 데크가 있다. 1층은 노래방처럼 꾸며져 있다. 하하 ^^; 2층은 의자가 절반 정도 있고 나머지 공간은 바닥이다. 누울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다. 자면서 갈 수도 있다는 건 장점이긴 한데, 주변 섬들 오가는 연락선의 아우라이지 "유람선"의 느낌은 아니다. 유람선이라 선내 방송으로 주변을 설명해주기는 하는데, 음향 시설이 별로인데다가 사람들이 떠들어서 잘 들리지 않는다. 디젤 매연이 실내로 들어와서 80년대 시골 버스 느낌을 재현하는 것도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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