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07, 2018

(Economist) 남미축구는 추락하고 있는가?

월드컵 기간 중에 올린 글에 이런 말을 썼었다.

A매치에서 남미팀들이 유럽팀들한테 밀리는 추세가 최근에 두드러지고, 그게 장기적인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국가 시스템의 불투명성, 부정부패, 학연/지연을 바탕으로 한 파벌싸움 같은 거시적인 문제들이 국가별 축구협회에 집약적으로 재현되면서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 유럽리그에서 펄펄 나는 선수들로 A매치 팀을 꾸려도 판판이 깨지는 게 현실. 

Economist 잡지도 이런 현실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남미 축구는 하락세인가? (Is South American football in decline?)"라는 기사에서 Economist는 다음번 월드컵인 카타르에서도 남미국가가 우승을 못한다면 남미가 우승컵을 20년째 못 가져가게 되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 남미 국가는 한 번도 우승을 못했으니 맞는 말이다.

Economist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대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다시 입장 전환한다. 그리고는 남미에서 출전한 5개 국가 각각이 우승할 확률을 30%라고 가정했을 때 연속된 5번의 월드컵에서 남미 국가가 우승을 하지 못할 확률이 24%나 되기 때문에 이변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총 21회의 월드컵 중에서 어떤 기간을 잡든지 4회 연속으로 남미 국가가 우승하지 못할 확률은 99%에 달한다고도 말한다. 게다가 남미 국가의 우승확률을 각각 40%라고 후하게 잡더라도 21회 월드컵 중 어떤 기간에서 4회 연속으로 남미 국가가 무우승할 확률은 여전히 90%에 달한다고 변호한다.

하지만, 축구는 주사위 놀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확률 계산으로 20년 동안 남미 국가가 우승하지 못하는 경우를 변호해줄 필요는 없다. 내 글에도 썼지만, Economist는 좀더 구체적으로 수치를 제시하는데, 유럽의 5대 리그에서 뛰는 브라질 선수는 113명, 아르헨티나는 91명, 우루과이 35명, 콜롬비아 20명이다. 이 정도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만으로도 5~6팀을 쉽게 꾸릴 수 있다. Economist는 남미 국가들이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애매하게 글을 썼는데, 그건 콜롬비아의 모 수비수의 운명이 생각나서가 아닐까?

Economist의 논평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에서 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스쿼드는 왜 그렇게 약한가? 여기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콜롬비아의 모 수비수의 운명도 관련이 있다. 국가 시스템의 불투명성, 부정부패, 학연/지연을 바탕으로 한 파벌싸움 같은 거시적인 문제들이 국가별 축구협회에 집약적으로 재현되어 있고, 거기다가 카르텔이 총을 들고 설치고 있다. 브라질의 젊은 선수들이 임금도 받지 못하면서 브라질 리그에서 노예처럼 뛰고 있다는 소식이 이런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자국 리그에서는 희망이 없으니 어떻게든 유럽으로 가려고 한다. 유럽에서 잘 뛰지만, 국대에서 뛰면 너무 골치 아프다.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승부조작도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에서 3경기를 져주는 건 너무 쉬운 문제. 져주는 건 너무 티나니까, 후반 35분에 "실수로" 한 골 내주기 같은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소설적 상상력이 아니라 실제로 브라질에서는 일어날 것 같다는 게 브라질의 문제.

Economist보다 좀더 세게 말하자면, 나는 앞으로 남미 국가가 월드컵에서 우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카타르(2022), 북미(2026) 월드컵까지는 내가 살아 있을 것 같으니 그때 가서 보면 좋을 듯. 미국이 러시아 월드컵에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 미국에서 축구가 3번째 인기 있는 종목만 되어도 미국이 월드컵의 주요 우승 후보국이 될 것인데. 그 와중에 멕시코는 미국을 꺾고 북중미 대표로 나와서 잘 뛰었다. 16강에 그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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