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국주의 포기 선언

제10장 더욱 더 확장되는 제국

미국은 과거의 제국들과 달리 자신을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자처하며, 세계를 완벽하게 지배하려고 한다. 이 점이 과거의 제국들과 다른 기본적인 요소다. 과거의 제국들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의 취약성을 깨닫고 인정했다. 중국이 그랬고, 고대 로마가 전성기에 그랬다.
...

반면 미국은 식민지 건설에는 관심이 없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식민 제국주의의 국제적인 유행을 타고 잠시 그렇게 해본 적이 있을 뿐이다. 대신 미국은 종속국과 위성국 체제를 도입했다. 특히 거의 경쟁 상대가 없는 서반구에서 그랬다. 또 20세기 들어서는 영국과 달리 그들 나라에 대한 무력 개입 정책을 채택했다.

...

미국은 1941년 후에야 태평양 밖에서 이런 해군 기지가 필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은 소위 '유지동맹(coalition of the willing)'[뜻이 맞는 국가들의 연합] 상대와 협정을 맺어 그런 기지를 확보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은 수많은 해외 군사기지를 과거처럼 간접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직접적인 통제의 필요성도 인식하게 됐다.

...

그러나 최초의 산업국이었던 영국이 건설한 세계적인 제국은 세계화를 촉진했다. 그 중심은 영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이었다. 영국은 발달한 산업을 이용해 세계 각지에서 원자재를 대량으로 수입해 상품을 제조한 다음 저개발국가에 수출했다. 따라서 대영제국은 하나의 거대한 국제 무역 네트워크엿다. 그리고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이 끝나자 곧바로 금융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 미국 경제는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자국 시장에서 오부 경쟁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데 의존했다. 어떤 보호주의는 아직도 미국 정치에서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그러다가 미국 산업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자, 영국이 그랬듯이 자유무역 정책이 적합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산업화된 세계에서닌 미국 경제가 과거처럼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 이것이 21세기 미국 제국의 약점 중 하나다. 지금 미국은 세계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을 대량으로 수입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미국의 업계와 유권자들은 보호주의를 선호한다. 미국의 주도로 자유무역이 지배하는 세계의 이념과, 이 때문에 존립에 위협을 받는 미국 내부의 영향력 있는 계층의 정치적 이익이 상충한다.
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며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는 국제적인 무기 거래의 확대다. 이것이 대영제국과 미국 제국의 또 다른 차이점이다.

- 극단의 시대, 에릭 홉스봄. (책을 반납해서 페이지수를 모름)
-------------------------------
Visit http://ippor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