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블라디보스톡 오자마자 첫 주말에 마린스키 극장에 가서 오페라를 보는 것이었다. 머스트 투두는 아이가 좋아하는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아이를 데리고 가서 같이 보는 것이었고. 아이는 작년 여름부터 전람회의 그림을 듣더니 하루에 삼십번씩을 들어서 부모를 질리게 했다. 만 네살 아이가 전람회의 그림을 좋아하다니. 특이하다. 혹시 우리아이가 신세기 모차르트가 되는 건가 생각해봤지만 그럴 리는 없다. 하지만, 절대 음감을 갖고 있는 성악 전공자 아내가 말하기를 우리 아이가 절대음감을 갖고 있다고 하니, 우리 아이가 음악가가 되는 가능성도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나야 아이가 하고 싶다면야 음악가가 되는 것도 지원해줄 수는 있겠으나, 전세계 어느 나라이든지 음악을 전공하는 건 매우 많은 돈이 드는 일이라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정명훈 남매들을 키워낸 그 부모들도 엄청난 돈과 정성을 들였다고 알고 있다.
마린스키의 2020년 축제는 8월 14일에 시작해서 9월 6일에 끝난다. 한달이 안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 중에 마린스키 음악총감독인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오는 공연은 4개이다. 굳이 발레리 게르기에프를 언급하는 이유는, 마린스키 극장이 볼쇼이 극장과 경쟁하는 러시아 2대 극장의 하나를 이끄는 총감독이면서 뮤니히 필의 음악감독이기도 한 세계 정상급 음악감독이기 때문이다.
마린스키 총감독이지만 상트페쩨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톡의 거리가 있고 워낙 유럽 쪽에 일정이 많다 보니 연해주극장에 게르기에프가 오는 일이 많지 않다. 연해주극장의 단원들도 게르기에프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고 한다. 상트의 단원들도 자주 못 본다는데, 블라디보스톡의 단원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 아무튼 게르기에프가 지휘하는 공연도 하나 보고 싶긴 한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오늘(8.21(금)) 공연은 베르디의 유명한 작품 리골레토이다. 내가 좋아하는 오페라라서 보고 싶은데, 도저히 일정이 안 나온다. 대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파바로티, 그루베로바, 윅셀이 공연한 버전을 듣고 있다.
Featuring Elena Stikhina, Yevgeny Nikitin, Anna Kiknadze, Andrei Popov, Ilya Bannik, Mikhail Petrenko
Conductor: Valery Gergiev
Featuring Ildar Abdrazakov, Irina Churilova, Sergei Skorokhodov, Yulia Matochkina, Vladislav Sulimsky, Mikhail Petrenko
Conductor: Valery Gergiev
Featuring Ekaterina Semenchuk, Akhmed Agadi, Anna Kiknadze, Roman Burdenko, Elena Vitman
Conductor: Valery Gergiev
Featuring Mikhail Petrenko, Irina Churilova, Sergei Skorokhodov, Anna Kiknadze, Andrei Popov, Roman Burdenko
Conductor: Valery Gergi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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