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빅게임을 본지가 얼마만인지. 코로나 때문에 복싱 경기도 제대로 안 열리다 보니.
며칠 전에 이 경기 한다는 말 들었을 때, 테오피모 로페즈가 누군가?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 근데 타이틀홀더. 사진을 보니 몸이 탄탄한 느낌이다. 만만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사진으로는 대단해보여도 막상 뚜껑 열면 별로인 선수도 많으니까 사진만으로 판단할 건 아니다.
경기는 실시간으로 보진 못했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경기에 대한 얘기가 퍼지고 난 후에 겨우 영상을 구해서 볼 수 있었다. 누가 봐도 로페즈의 승리였다. 왜 그렇게 됐을까?
나는 로마첸코가 극찬을 받을 때도 그가 왜 훌륭한지 잘 몰랐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로마첸코가 기예르모 리곤도와의 경기에서 압승했을 때도, 페더에서도 언더사이즈인 리곤도를 체격빨로 이긴 느낌이 강했다. 로마첸코는 자신의 웨이트클래스에서는 언더사이즈에 속하니 체격차를 계속 극복해온 강자이긴 하지만, 둘다 언더사이즈인 챔피언들간의 파이팅에서는 더 큰 선수가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언더사이즈 선수가 큰 선수를 이기려면 스피드, 정확도, 파워에서 앞서야 한다. 모든 면에서 앞서기는 힘드니 최소한 스피드에서는 앞서야 한다.
로마첸코는 이번 시합에서 로페즈에 비해서 앞서는 면이 보이지 않았다. 예전 경기에서는 스텝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스텝도 매우 게으르다. 로이 존스 주니어가 스텝이 느려지면서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로마첸코에 대해서도 비슷한 걱정을 할 수 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