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게임이었습니다.
1차전은 다소나마 럭키 게임의 성격이 있었기에 두 선수의 진짜 실력을 보려면 이번 게임이 제격이니까요.
주도산은 스탠딩 타격 위주로 갈 것은 예상된 것이고, 케인이 어느 정도 테잌 다운에 성공하느냐가 게임을 결정지을 것이었죠.
1라운드는 역시나 케인이 테이크 다운 시도를 여러번 합니다.
1차전과 달라진 것은 케인이 잽을 넣은 다음에 테이크다운에 들어갔고, 이 잽들이 주도산의 턱 가까이에서 왔다갔다 했죠.
격투기에서 거리의 개념은 중요한데, 케인의 잽이 주도산의 턱 가까이에서 왔다갔다 하니까 주도산이 조금 당황하고 제대로 된 타격전을 벌이지 못하죠. 물론 주도산은 초반부터 타격전을 벌일 계획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시점에 원투를 넣을 계획이었던 것 같은데 케인이 거리를 잘 재고 들어오니까 쉽지 않아졌죠.
이게 1차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었죠. 1차전에서 케인은 주도산의 리치를 잘 모르고 경기를 시작했죠. 주도산한테 맞은 펀치도 그의 거리를 알기 전에 맞은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오히려 주도산이 1라운드에 거리를 잘 맞추지 못했죠.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 점이었습니다. 주도산이 리치가 더 긴데도 토투토에서 케인이 더 잘 맞추었죠. 예상외로 타격전에서 케인이 잘 풀어나가면서 주도산은 할 수 없이 좀더 분위기를 봅니다.
그런데 게임은 다시 다른 양상으로 흐릅니다. 케인은 타격에 이어 궁극적인 목적인 테이크다운을 시도합니다. 근데 주도산이 모두 잘 빠져나오죠.
주도산은 무려 대여섯번의 테이크다운을 쉽게 방어합니다. 레슬러인 케인에게는 정말 짜증나는 타임입니다. 레슬러 출신의 UFC 파이터들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테이크다운 대여섯번 실패하면 경기가 말린다는 겁니다. 수많은 예들이 있습니다. 레슬러가 테이크다운 못하면 할 게 많지가 않습니다.
몇 번에 걸친 케인의 다리 태클을 주도산이 유유히 빠져나오면서 승기는 주도산 쪽으로 흐릅니다. 이 때 경기는 이미 주도산이 이겼다고 생각했습니다.
테이크다운을 못 시키는 케인이 타격만으로 주도산의 이길 수는 없거든요.
타격에서도 주도산이 거리를 잡아나가고 있었으니까 케인은 할 게 없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어랍쇼. 케인이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성공시키더니 그라운드 게임으로 가져갑니다. 이 때 경기가 뒤집힙니다. 케인이 주도산을 바닥에서 몇번 굴리고 나니 주도산의 HP가 바닥이 나네요.
주도산이 HP를 회복하는 것은 4라운드 들어서입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죠. 게다가 HP가 완전 회복된 것은 아니라 경기를 뒤집지 못합니다. 몇번의 좋은 펀치를 넘어서 케인의 피를 갉아먹은 것은 좋았지만 딱 거기까지였네요.
원펀치로 케이오시킬 힘이 없었습니다.
레슬링의 무서운 점이 이거죠. 한 번만 테이크다운 성공하고 바닥에서 몇 번 굴리고 나면 상대는 HP 다 깎여있죠.
게임은 그렇게 끝났네요.
주도산이 들고 나온 게임 플랜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레슬러가 테이크다운을 무한정 시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테이크다운 시도가 체력을 갉아먹는 것이라 1라운드에서만 테이크다운 방어를 잘하면 2라운드에서는 스탠딩 타격으로 갈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자연스레 주도산의 게임이 된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주도산은 테이크다운 방어를 아주 잘하는 선수입니다.
펀치 맞기 전에는 그 계획대로 흘러갔죠.
이런 분위기를 뒤집은 것이 케인의 주먹이었습니다. 케인이 주도산을 바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것은 주먹 덕이었지 레슬링 덕이 아니었죠. 케인이 이번 경기를 위해 복싱을 정말 잘 준비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케인 vs 주도산 3차전이 빨리 잡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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